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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STRESS > Volume 31(3); 2023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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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체질환자의 디스트레스와 도움 요구에 대한 질적 연구: 심ㆍ뇌혈관 및 만성신장질환을 중심으로
양은정1orcid, 정동희2orcid, 함봉진3orcid, 심은정4orcid
Qualitative Study on Patient Distress and Needs in Chronic Illness: Cardiovascular, Cerebrovascular, and Chronic Renal Diseases
Eun Jung Yang1orcid, Donghee Jeong2orcid, Bong-Jin Hahm3orcid, Eun-Jung Shim4orcid
STRESS 2023;31(3):113-122.
DOI: https://doi.org/10.17547/kjsr.2023.31.3.113
Published online: September 30, 2023

1부산대학교 심리학과 박사과정

2부산대학교 심리학과 박사수료

3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교실 교수

4부산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1Doctoral Student, Department of Psychology, Pusan National University, Busan, Korea

2Doctoral Candidate, Department of Psychology, Pusan National University, Busan, Korea

3Professor, Department of Psychiatry and Behavioral Sciences,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Seoul, Korea

4Professor, Department of Psychology, Pusan National University, Busan, Korea

Corresponding author Eun-Jung Shim Department of Psychology, Pusan National University, 2 Busandaehak-ro 63beon-gil, Geumjeong-gu, Busan 46241, Korea Tel: +82-51-510-2159 Fax: +82-51-581-1457 E-mail: angelasej@pusan.ac.kr
• Received: February 9, 2023   • Revised: September 14, 2023   • Accepted: September 15, 2023

Copyright © 2023 Korean Society of Stress Medicine.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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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연구는 만성질환자가 겪는 다양한 디스트레스와 필요로 하는 도움에 대해 탐색하기 위해 심ㆍ뇌혈관 및 만성신장질환자 35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참가자 다수가 질환 및 치료 후유증으로 인한 통증과 같은 신체적 디스트레스와 더불어 주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생각, 즉 지각된 짐스러움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만성질환으로 인한 기능 저하로 타인과의 만남을 꺼려하는 등 사회관계의 축소를 보고하였다. 참가자들은 신체 증상 관리에 더해 심리사회적 디스트레스를 대처하기 위한 정서적 지지 및 심리상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는 만성질환자의 신체 증상뿐 아니라 심리사회적 디스트레스를 고려하는 통합적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 Background
    We examined various types of distress and needs experienced by patients with chronic illness.
  • Methods
    We conducted in-depth interviews with 35 patients with cardiovascular, cerebrovascular and chronic renal diseases.
  • Results
    The majority of participants reported experiencing physical distress, such as pain from symptoms or after-effects. They also felt burdensome to others and saw a decrease in their social relationships because of physical limitations caused by their chronic illness. Besides symptom management, they expressed a need for psychological counselling to cope with psychosocial distress.
  • Conclusions
    The findings suggest the importance of integrative management for patients with chronic illness, addressing both physical symptoms and psychosocial distress.
만성질환은 장기간 지속되고 느리게 진행되며 지속적으로 장애를 일으키는 복합적인 건강상태로[1] 노인인구 증가,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예, 음주, 흡연, 신체활동 부족, 건강하지 않은 식이) 등으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2,3]. 미국 국민건강조사(National Health Interview Survey)에 따르면 2018년 미국 성인의 51.8%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고하였다[4]. 국내 조사에서도 18세 이상 성인 가구원 중 44%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5], 2017년 기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지닌 국내 노인 비율(51%)이 2008년 30.7%에 비해 2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6]. 특히, 심뇌혈관 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2위이며[3], 통증[7], 우울, 불안[8]이나 경제적 부담[9] 등 다양한 디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신장질환 또한 경제적 부담을 유발할 뿐 아니라[9] 투석치료로 인해 피로, 통증[7], 죄책감, 후회, 사회적 관계 감소와 사회적 철수[10] 등을 야기할 수 있다.
디스트레스는 치료에 대처하는 능력을 저해하는 불쾌한 경험으로, 신체, 심리 및 사회적 영역 등의 경험을 반영하는 다차원적 개념이다[11]. 만성신체질환자는 이러한 다양한 유형의 디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예를 들어, 만성질환으로 인해 피로, 통증 등 신체적 디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12,13]. 실제, 60세 이상 만성질환자 3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담 연구에서 만성질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통증과 피로 등의 신체 증상으로 인해 압도감을 경험하고 일상생활이 제약되는 어려움을 호소하였다[14]. 유사하게 심부전 환자의 84%와 혈액투석 환자의 65%가 통증으로 인한 어려움을 보고하였다[7]. 또한, 미국의 대규모 종단 패널 자료(1998∼2014년 Asset and Health Dynamics of the Oldest Old study)로 만성질환 노인과 일반 노인의 신체 기능 차이를 확인한 결과, 일반 노인에 비해 만성질환 노인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장애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예, 거동: 42% (만성질환 노인) vs 32% (일반 노인); 식사하기: 27% vs 19%) [15]. 2008∼2009년 건강한 노화를 위한 캐나다 지역사회 건강 조사(Canadian Community Health Survey on Healthy Ageing, CCHS) 자료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되었고, 만성질환은 거동, 식사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의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장애와 관련이 있었다[16].
또한, 만성질환은 환자의 심리적 영역에서도 디스트레스를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13]. 심뇌혈관질환 및 당뇨, 만성폐질환 환자 대상 질적 연구 20편을 고찰한 결과, 환자들은 만성질환으로 인해 우울이나 불안을 경험하고 있었다[8]. 2011년 65세 이상 노인 10,674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만성질환은 우울과 관련이 있으며, 만성질환이 없는 노인에 비해 만성질환이 3개 이상인 노인에서 우울 발생 위험이 1.40배 높았다[17]. 만성신장질환자 역시 우울 증상을 경험할 위험이 높은데, 실제 참가자의 41%가 중등도 이상의 우울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18].
만성신체질환은 가족 및 대인관계 등 환자 삶의 사회적 영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 상당수의 신체질환자들이 자신이 가족에게 짐이 된다고 느끼며,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느끼며[13], 만성질환으로 인해 사회 참여 감소를 경험한다. 저소득층 만성질환 15명 대상 심층면담 결과, 참가자들은 만성질환으로 인해 자율적인 삶의 상실, 내적 외로움, 정서적 불균형, 충족되지 않은 지원 욕구를 경험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디스트레스는 더 큰 사회적 고립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19]. 또한, 60세 이상 만성질환자의 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 결과, 참가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신체 증상(예, 통증, 피로)과 사회심리적 어려움(예, 외로움, 우울 등)으로 인해 사회 관계 제한과 같은 어려움을 경험하였다[14]. 유사하게 캐나다의 CCHS 연구에서도 75∼85세 남성을 제외한 모든 연령-성별 계층에서 만성질환은 사회 참여 제한과 관련이 있었다[16]. 더불어 만성질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실직이나 의료비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한다[13]. 국내 만성질환자의 2010년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90만원으로 다른 의료이용 평균진료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또한, 대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 환자의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각각 약 120만원, 80만원이었으며, 특히 만성신부전증 환자의 경우 1인당 연평균 진료비가 1,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9]. 한국의료패널 자료 분석 결과, 뇌혈관질환 또는 만성신장질환 환자가 있는 가구는 만성질환이 없는 가구보다 과부담 의료비를 지출할 확률이 2.0배 그리고 3.2배 높았다[20]. 만성신체질환자들이 경험하는 이러한 신체심리사회적 디스트레스는 자살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3개년 자료(2010∼2012년)로 성인 19,599명의 만성질환과 자살위험의 관계를 확인한 결과, 인구통계학적 변인 및 우울, 스트레스, 고위험 음주 등을 통제한 후에도 뇌졸중이 자살사고 위험을 1.81배 그리고 신부전과 협심증이 자살시도 위험을 각각 4.92배, 3.88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21].
만성질환자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디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환자의 선호, 요구, 가치를 고려해 치료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자 중심 돌봄(patient-centered care)이 요구된다[22]. 이를 위해 환자의 관점에서 그들이 경험하는 디스트레스와 필요로 하는 도움의 형태나 서비스 요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23,24]. 이러한 이해를 통해 환자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문제에 대한 그들이 원하는 유형의 도움을 제공하여 비용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개입을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25].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 1,99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환자들의 충족되지 않은 요구(unmet need)를 선별하고 관리한 환자 집단은 그렇지 않은 환자 집단에 비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유의하게 개선되었다[26]. 또한, 환자가 필요로 하는 요구에 대한 부족한 이해로 인한 요구 미충족은 부정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 만성질환자 51,93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의료 서비스 이용 불가능이나 긴 대기 시간과 같은 의료 서비스 관련 미충족 요구를 보고한 참가자는 그렇지 않은 참가자에 비해 병원 입원할 가능성이 1.18배 높았다[27]. 또한, 40세 이상 고혈압, 당뇨, 심장 질환, 뇌졸중 환자 1,84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참가자의 5%가 만성질환 관리와 관련된 미충족 요구(예, 의료 서비스 이용 불가능, 긴 대기 시간, 비용, 의료 서비스 이용에 대한 두려움 등)를 보고하였으며, 미충족 요구를 보고한 참가자의 61%가 미충족 요구로 인한 치료 지연이 만성질환 상태를 악화시켰다고 응답하였다[28].
이처럼 선행연구는 만성질환자의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 다양한 부정적 결과를 야기시킬 수 있는 디스트레스와 충족되지 않은 도움 요구를 탐색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질적 연구는 특정 문제에 대한 복합적이고 상세한 이해를 제공하고 참가자의 고유한 경험을 탐색할 수 있기 때문에[29], 만성질환자의 역동적이고 다차원적인 경험과[24] 도움에 대한 요구를 이해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35명의 만성질환자 대상 심층 면담을 통해 이들이 경험하는 디스트레스와 도움 요구를 탐색하여 만성질환자의 통합적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고자 한다.
1. 연구 참가자 및 절차
심ㆍ뇌혈관질환 및 만성신장질환 진단을 받고 외래 진료 중인 환자 36명(심혈관, 뇌혈관, 만성신장질환 각 12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실시하였다. 뇌혈관질환 환자 1명이 심층면담 중도 탈락하여 총 35명의 자료가 최종 분석에 포함되었다.
연구 참가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평균 연령은 68.3세(SD=13.76)였으며, 진단 후 경과기간은 평균 14.10 (11.08)년이었다. 참가자 과반수가 남성(n=19, 54.3%), 사실혼/기혼(n=21, 60%), 대학 졸업 이상(n=20, 57.1%), 소득수준이 300만원 미만이었으며(n=19, 59.4%), 종교가 있다(n=19, 54.3%)고 응답하였다. 뇌혈관 환자는 심혈관 및 만성신장질환 환자보다 대학 졸업 이상이라고 응답한 참가자가 유의하게 많았다(X2=12.20, p=.002). 한편, 교육수준을 제외한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진단 후 경과기간은 질환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면담은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2019년 8월∼9월 3주간 실시되었으며, 면담 당 약 40∼80분이 소요되었다. 임상 심리 전공 박사 수료생 2인이 질문 목록에 따라 질문하고, 참가자 응답에 따라 추가 질문을 하는 반구조화된 면담을 진행하였다[30]. 신체, 심리 및 사회적 영역 등의 경험을 반영하는 다차원적 디스트레스[11]와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탐색하기 위해 5가지 영역(전반, 신체, 심리, 사회, 도움)으로 질문을 구성하였다. 질문 목록은 질환 진단 시점부터 현재 삶의 각 영역에서 질환으로 인한 어려움과 필요로 하는 도움에 대한 질문을 포함하였으며, 질문 목록은 Table 2와 같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C-1902-143-1017)의 승인을 받아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에게 연구 목적 및 과정에 대해 설명하였고, 연구 불참으로 인한 불이익이 없으며 철저한 비밀보장 원칙 준수를 고지하였다. 자발적 참여 의사를 가진 참가자를 대상으로 서면 동의를 받아 면담을 진행하였고, 참가자의 동의를 얻어 면담을 녹음하였다. 익명성 보장을 위해 면담 자료에서 개인정보는 삭제하고 일련번호를 부여하여 전사한 후 분석하였다.
2. 자료 분석
본 연구는 만성질환자가 경험하는 디스트레스와 이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탐색하기 위해 귀납적 내용분석(inductive content analysis)을 활용하였다. 귀납적 내용분석은 원자료에 내재된 빈번하고 중요한 주제를 도출하여[31] 현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32]. 분석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단계는 텍스트에 대한 연구자의 이해 과정으로, 데이터를 숙지하고 전사된 텍스트의 전체 의미를 파악하는 단계이다. 두번째 단계는 의미 단위를 확인하고 압축하는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목적과 관련하여 내용의 모든 측면을 다루었는지 확인한다. 세번째 단계는 범주화 단계로, 주제와 범주를 확인한다. 마지막 단계는 결론을 도출하는 단계로, 연구하는 현상의 본질을 찾고 질적 연구의 결과가 선행연구와 일치하는지 고려한다[33].
본 연구 결과의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해 3인의 평정자가 자료를 반복적으로 상호비교하며 분석하여 분석가 삼각검증을 실시하였다. 평정을 실시한 임상심리 전문가 1인과 임상심리 전공 박사 수료생 1인은 질적 연구 방법론 수업 및 워크샵을 수강하였으며, 질적 연구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평정에 참여한 박사 과정생 1인은 질적 연구 방법론 워크샵을 수강하였다. 더불어, 분석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다수의 질적 연구 경험이 있는 임상심리전문가 및 상담심리사 자격을 보유한 임상심리 전공교수의 자문 및 감수를 받았다.
1. 만성질환자의 디스트레스
심층면담 자료 분석 결과, 만성질환자가 경험하는 디스트레스는 신체, 심리, 사회적 디스트레스 영역으로 분류되었으며, 총 21개 범주, 51개의 의미내용이 도출되었다(Table 3).

1) 신체적 디스트레스

참가자가 경험하는 신체적 디스트레스는 ‘통증’, ‘일상 생활 수행능력 저하’, ‘외모의 변화’, ‘수면/피로’, ‘소화 또는 배변 증상’, ‘심폐 증상’, ‘저림/붓기’, ‘어지러움’ 8개 범주로 분류되었다.
신체적 디스트레스 중 통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참가자가 대다수였다. 주관적인 통증 심각도 수준은 참가자에 따라 달랐지만 참가자 대부분이 하루 종일 지속되는 통증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였으나 대부분의 시도가 실패하였다. 일부 참가자는 지속되는 통증을 숨기는 것이 힘들다고 이야기하였다. 또 다른 참가자들은 걷기, 글쓰기, 악기 연주 등의 일상 활동을 할 때, 다양한 부위(예, 손가락, 발가락, 가슴, 허리)에서 통증을 경험하였다.
참가자들은 통증뿐 아니라 신체적 디스트레스로 인해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를 경험하였다. 특히, 거동과 관련된 어려움을 많이 보고하였는데 이들은 걷거나 앉는데 어려움이 있어 다른 사람의 도움이나 지팡이 같은 보조기구가 필요하였다. 더불어 옷 갈아입기, 샤워나 목욕, 운동 등의 일상생활과 식사준비나 청소와 같은 가사활동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호소하였다.
참가자들은 또한 키/체중의 변화, 근육 감소, 수술 자국 등 만성질환과 관련된 외모의 변화와 이에 대한 수치심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수면 문제와 피로를 호소하였는데, 실제 일부 참가자는 수면제를 복용하여도 입면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하였으며 잠을 자다가 중간에 자꾸 깨어나는 불편함을 경험하였다. 이들은 항상 피로감을 느끼는데 특히 활동을 할 때 쉽게 피곤해진다고 호소하였다. 약 복용의 부작용으로 식욕이 저하되어 식사를 하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어지러움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보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외에 구역질, 구토를 하거나 배변 활동(예, 빈뇨, 변비)에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고 감각이 막 이케 정말 이케 그렇게 견딜 수 있는 정도는 좀 넘어설 정도로의 이상, 감각이.. 이상 감각이 와요. 덜덜덜덜 느낌? (중략) 겉으로 보이는 거하고 달리 하루종일 아파요.” (참가자 12, 통증)
“근데 가령 몸이 아플 때 있잖아요.. 막 컨디션도 안 좋고 막 그럴 때… (중략) 막 병원까지 가면서.. 투덕투덕투덕 막 이럴 때는 가다가다가다 앉았다가요. 너무 힘드니까….” (참가자 31,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
한편, 참가자들은 질환 특이적인 신체적 디스트레스도 보고하였다. 예를 들어, 심혈관질환 환자들은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증상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다. 뇌혈관질환 환자의 경우, 사지마비로 인하여 낙상이나 타박상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신장질환 환자는 다른 질환군에 비해 식사 제한이 필요하여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고 엄격한 식단 조절을 해야 하는 고통을 호소하였다.
“맥박이 뛰다가 안 뛰다… (중략) 나는 맥박 또 이렇게, 이렇게 하다가 서. 서 있다가 또 조금 있다가 또 빨라. 그러다가 또 서. 그니까 내가 불규칙하죠.” (참가자 2, 심혈관질환, 심폐 증상)
“그러다 겨울에 또 한 번 쓰러졌는데. 막 지하철에서 한 번 뻗거나…. 겨울에 이제 버스 기다리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팍 쓰러져갖고, 막 여기도 다치고.” (참가자 14, 뇌혈관 질환,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
“그래도 이 신장이 진짜 더러운 병이야… 뭐 팔이 부러졌다거나 뭐 부러졌다고 하면 뭐 괜찮거든 그런 거는… 근데 이거는 첫째 뭐.. 맛있는 거도 먹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뭐 두 그릇 먹을 수도 없는 거고.. 맛있는 거를..?” (참가자 16, 만성신장질환, 식사 제한)

2) 심리적 디스트레스

참가자의 심리적 디스트레스는 ‘짐이 되기 싫음’, ‘공포/두려움’, ‘우울’, ‘외로움/소외감’, ‘위축감/자존감 저하’, ‘무망감’, ‘상실감/박탈감’, ‘후회/죄책감’, ‘집중력 또는 기억력 저하’ 9개 범주로 분류되었다.
질환 유형에 따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인 신체적 디스트레스와 달리 참가자들이 경험하는 심리적 디스트레스는 세 유형의 질환에 걸쳐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참가자 대부분은 자신의 질환이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여 짐이 되기 싫다는 느낌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참가자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아프다는 내색을 하지 못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짐이 되기 싫다는 경험은 특히 참가자의 나이가 많거나 경제적 수준이 낮을수록 많이 보고되는 경향이 있었다.
질환의 재발이나 악화에 대한 걱정으로 인하여 공포/두려움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참가자들은 치료를 받은 후에 재발이 되거나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어 다시 힘든 상황을 겪을까 두렵다고 호소하였다.
또한, 참가자들은 다양한 이유로 우울을 호소하였다. 예를 들어, 일부 참가자들은 만성신체질환을 장기간 관리해야 한다는 상황이나 발병 전 일상적인 활동(예, 화장, 운동)을 발병 후에 더 이상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인해 우울을 경험하고 있었다. 또한, 질환 관련 증상이 악화될 때 우울도 악화되는 것 같다고 보고한 참가자도 있었다. 만성질환 그 자체가 자신을 위축되게 만들고 자존감을 저하시킨다고 보고한 경우가 있었으며, 많은 참가자들이 장기간 만성신체질환을 관리해야 하는 과정에서 외로움과 소외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러한 심리적 어려움은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도 이어졌다. 더불어, 참가자 중 일부는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노력해도 나아질 수 없다는 생각에 무망감을 경험하거나 다른 사람들은 건강한데 자신만 이전에 평범하게 누리던 것을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상실감과 박탈감을 느꼈다. 또한,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나 스스로 관리하지 못할 때는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이외 일부 참가자는 기억력 저하로 물건을 둔 곳을 까먹거나 했던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주의집중력이 저하되어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예를 들면, 병원생활도 하루 이틀이지 한두 번이지, 어떻게 그래. 나는 자녀들한테, 출가한 자녀들한테도 절대 알리지 마라하는데, 한 식구는 그래도 알려야 된다고 전화하고 이렇게 알려서 오고 이러는 게 괴로운 거야. 그런 게다.” (참가자 26, 짐이 되기 싫음)
“또 혹시나 또 옛날 같이 심해지지 않을까 하고. 숨이 이렇게, 아이고 왜 이러지 그러면서 저가 이렇게 숨이 차니깐 그게 조금 그거 한 거예요. 나빠질까봐.” (참가자 11, 공포/두려움?)
“잘 지내다가도 갑자기 그렇게 컨디션이 안좋아지면은 더 우울감이 심해지고 그런게 있어요.” (참가자 5, 우울)

3) 사회적 디스트레스

사회적 디스트레스는 ‘사회관계 축소’, ‘사회적 역할 수행의 어려움’, ‘이해받지 못함’, ‘주변인들의 지나친 걱정’ 4개 범주로 분류되었다.
다수의 참가자들은 자의적 혹은 타의적으로 사회관계 축소 혹은 사회관계로부터 철회를 경험하는 사회적 디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 일부 참가자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싫고 힘들어져서 친한 친구나 가족들도 만나지 않고 집에만 있는 등 자의적으로 철회하였다. 반면, 다른 참가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로 사회적 생활(예, 모임, 야유회, 문화생활 등)이 어려워져서 보고 싶은 친구조차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신체적 어려움이 없더라도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 등 식사 제한이 필요한 경우 상대방에게 눈치가 보여 주변 사람과 만남이 줄어들었다.
또한, 만성질환으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는 직장이나 가정 등에서 해오던 사회적 역할 수행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실제 일부 참가자들은 직장에 복귀하고 싶지만 일을 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직장에 복귀한 경우에도 이전에 하던 일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이전과 달리 직장생활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여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참가자가 집안의 가장인 경우, 가정을 위해 만성질환으로 인하여 여전히 아프지만 참고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이외에 참가자들은 자신은 환자인 반면 가족들이나 주변인들은 건강하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이나 마음을 제대로 이해 받지 못한다고 호소하였다. 또한, 참가자들은 주변인들이 지나치게 걱정하여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게 하거나 과도하게 연락하여 스트레스가 된다고 보고하였다.
“병 때문에 달라진 거는 그런 거에요. 친구들하고, 친한 친구들은 만나는데 그냥 조금. 내가 아예 여긴 가봐야 내가 뭐 술도 못 먹는데 꼭 갈 필요 있나. 안 가는 게 많죠. 모임에.” (참가자 6, 사회적 관계의 축소)
“그리고 세 달 쉬고 회사에서 연락이 와가지고 그때 나는 내가 멀쩡한 줄 알고. 그때 되도 세 달 지나도 해결이 안 되는 문제였는데. 나는 그것도 모르고 회사를 갔는데. 가서 딱 앉아서 일을 하려고 하다보니까 그때부터 느껴진거죠. 일도 할 수가 없고 컴퓨터 자판이고, 친구들이 얘기를 해도 무슨 얘긴지 정확하게 못 알아듣겠고, 말을 하려 그래도 말도 제대로 안 나오고.” (참가자 30, 사회적 역할 수행의 어려움)
한편, 만성신장질환을 진단받은 참가자 대부분은 투석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매주 3회 4∼5시간씩 투석 치료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관리하고 다양한 일상 활동(예, 해외 여행을 하지 못함, 평생 투석 치료 필요)에 제약을 받고 있었다.
“장난 아니에요, 제 시간표가. 그 퇴근하자마자 저는 투석을 해야 되고, 기계 달기 전 투석을 해야 되고, 투석을 하고 있는 동안 집안일 다하고. … (중략) … 그리고나서 밥 먹고 치우고 나면 이제 기계 준비해서 기계를 다는 거야. 그러면 그게 아침까지 달고 있어야 되는 거에요. 너무 시간표가 진짜 완전 신데렐라에요.” (참가자 19, 만성신장 질환, 투석으로 자유롭지 못한 생활)
“우리는 이제 가만히 생각해보면. 왜 그러냐면은, 하루 딱 지나도 또 다음날 투석해야 하잖아. 그래서 여행도 못가.” (참가자 16, 만성신장질환, 투석으로 자유롭지 못한 생활)
2. 만성질환자의 도움 요구
만성질환으로 인한 디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한 도움 요구로는 ‘통합 관리’와 ‘의료 서비스 이용 편의성’ 영역이 확인되었으며, 총 7개 범주, 23개의 의미내용이 도출되었다(Table 4).

1) 통합관리

참가자들은 상기한 디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증상관리부터 다양한 지원 및 제도 개선 등 통합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보고하였다. 구체적으로 ‘후유증/증상 관리 도움’, ‘일상생활 수행능력 보조’, ‘정서적 지지’, ‘경제적 지원’, ‘장애인 지원 제도 개선’이 확인되었다.
우선 참가자들은 구체적으로 통증이나 저림 등 신체적 디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는 재활이나 영양제 주사와 같은 추가적 처치를 필요로 하였다. 참가자들은 신체 증상 완화를 위한 처치뿐 아니라 심리적 디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도움도 필요하다고 보고하였다. 구체적으로 참가자들은 만성질환으로 인해 경험하는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심리적 고통을 털어놓을 수 있는 지역사회기반 심리상담 서비스를 원하고 있었다. 이러한 심리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만성질환으로 인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심리적 디스트레스(우울, 공포, 외로움/소외감, 자존감 저하, 짐이 되는 듯한 느낌, 무망감, 박탈감) 경험 보고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다수 참가자들은 일상생활 수행 전반에 걸친 도움을 요구하였는데 특히 식사준비나 청소, 빨래와 같은 집안일 등 가사 도움, 그리고 거동, 옷 갈아입기, 샤워, 배변 등 일상 속 기능 보조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와 더불어 통증, 소화기 증상과 같은 신체적 디스트레스가 일상생활 수행 보조에 대한 요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들은 병원 동행, 대중교통 승하차 보조, 차량 지원 등 이동 서비스 필요성을 보고하였는 데 이는 거동 어려움(예, 지팡이나 휠체어 사용)이나 어지러움과 같은 신체적 디스트레스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참가자들은 상기 디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 정서적 지지를 필요로 했다. 예를 들어, 참가자들은 만성질환 발병 후 외로움과 소외감(즉, 심리적 디스트레스)을 느끼고 있었으며 이를 완화시켜줄 수 있는 사회적 지지(예, 친구와의 전화 또는 만남)를 필요로 하였다. 참가자들은 주변인들의 이해, 지지, 배려뿐 아니라 만성질환자들의 경험을 서로 공유하고 공감을 나눌 수 있는 환자 자조 모임을 필요로 했고, 이는 아프지 않은 사람들은 환자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회적 디스트레스의 경험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지원 또한 만성질환자가 필요로 하는 주요한 도움 요구 중 하나였다. 참가자 다수가 치료비를 지원받고 있으나 다른 비용(예, 약제비, 검사비)은 지원되지 않고 있어 경제적으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수술과 치료 때문에 휴직을 하거나 직장을 그만 둔 경우 그 부담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실직한 참가자들은 취업 지원 및 관련 상담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였으며, 만성질환자는 주기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오랜 시간 일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보고하였다. 제도적 수준의 개선 필요성도 보고되었는데, 참가자들은 현존하는 장애인 지원 제도가 개선될 필요가 있으며 만성질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편의 시설이 부족하거나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장애인 편의 시설 설치 확대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하였다. 이외에 참가자들은 세금 감면이나 재가서비스, 요양보호사 등 제도적 지원의 개선 필요성을 보고하였다.
“근데 신체적인 어떤 능력을 보조해줄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좀 있으면 좋죠. 네. 그게 실질적인 도움인 것 같아요.” (참가자 5, 일상생활 수행능력 보조)
“나같이 아픈 사람들 필요한 거..? 아… 내가 볼 때는 동무가 가장 필요한 거 같아요. 동무가.. 친구가.. 가장 필요한 거 같아요.” (참가자 16, 정서적 지지)
“그런 건 도움이 필요하죠. 지금 왜 그러냐면 나이 많아서 수입이 없잖아. 수입이 없는데 치료비는 점점 올라가고. 약값도 오르고. 약값도 그 전엔. 한 얼마 안 들었는데. 지금도 약값도 한 십만원이 넘어. 석달치. 그러니깐 이게 병원비는 자꾸만 올라가고 하니깐 약값도 올라가고 하니까 치료비 부담이 되죠.” (참가자 7, 경제적 지원)

2) 의료 서비스 이용 편의성

도움 요구와 관련하여 의료 서비스 이용의 편의성 증진 영역에서 ‘의료 서비스 접근성의 향상’, ‘진료 편의 향상’ 2개 범주가 확인되었다.
우선 만성질환자를 위한 의료기관 접근성 향상의 필요성이 확인되었다. 참가자들은 집, 직장과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고 싶어하였다. 특히 장거리 환자에서 이러한 요구가 높았으며, 숙박 서비스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직장생활을 하는 참가자의 경우, 병원 진료시간에 치료를 받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야간 이용이 가능한 의료시설을 필요로 하였다. 이외에 의료 기관 간 연계의 증진(예, 병원과 응급실 간 연계, 대형병원과 의원급 병원 간 연계)과 구급대 편의성 향상(예, 빠른 출동, 지역간 이송)에 대한 필요성이 확인되었다.
참가자들은 또한 진료와 관련된 편의 향상의 필요성을 보고하였다. 구체적으로 참가자들은 검사와 치료를 너무 자주하고 치료 시간이 길다고 느끼기 때문에 검사 및 치료 횟수와 치료 시간의 단축을 원하고 있다. 특히 일주일에 3회 4∼5시간씩 투석을 받아야하는 만성신장질환 환자들이 치료 횟수와 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복잡한 진료 절차 단축을 통해 대기시간을 단축시키고 충분한 진료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하였다. 이외 일부 참가자들은 만성질환자의 경우, 해당 만성질환이 아닌 질환이어도 의원급 병원에서는 진료나 치료를 해주지 않아 불편함을 경험하기 때문에 만성질환 이외 질환에 대한 원활한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보고하였다.
“근데 그럴 때마다 이제 멀리 계신 분들이나 그런 분들이나 아니면 뭐 말 그대로 응급실에서 하루를 버리는 것보다는 조금 조금 케어를 해줄 수 있는 그런 숙박 서비스에서 좀 쉬고 그 다음날 바로 진료를 볼 수 있거나 뭐 그런 식으로 있었으면 더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참가자 5, 의료 서비스 접근 향상)
“정말 약이 떨어졌는데 그 약만 받아가면 되는데, 아니면 뭐 저처럼 이렇게 전기충격을 주던지 해서 빨리 이렇게 돌아오게 하면 되는데 그런 것들을 못하고 그냥 기다리고 만 있다가 그러느니 빠르게 해줄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좀 필요하지 않나..” (참가자 5, 진료 편의 향상)
본 연구는 만성신체질환자 35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담을 통해 그들이 경험하는 디스트레스와 이에 대한 도움 요구를 탐색하였다.
신체 디스트레스 영역에서 8개 범주가 도출되었고, 연구 참가자들은 만성질환 증상과 수술/치료 부작용이나 후유증 등 다양한 신체적 디스트레스를 호소하였다. 특히,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통증 관련 디스트레스를 보고하였는데 이는 과반수의 심부전 및 혈액투석 환자가 통증으로 어려움을 경험한다고 보고한 선행연구와 일관된 결과이다[7]. 한편, 참가자들은 질환 특이적인 신체적 디스트레스 또한 보고하였다. 실제 심혈관질환을 진단받은 참가자들은 호흡 및 맥박의 이상으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뇌혈관질환 환자들은 사지마비로 인한 거동의 불편함을 호소하였다. 만성신장질환 환자는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고 식단 조절을 해야 하는 문제가 부각되었다.
다음으로, 심리적 디스트레스 영역에 9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고 보고하였다. 실제 심각한 신체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기능적 제한으로 인해 타인에게 과도한 어려움을 야기한다고 인식하여 부채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34]. 이러한 짐이 된다는 느낌은 잘못된 인식에 기인할 수 있으므로 해석 편향 수정이 도움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자살위험군 138명 대상 연구 결과, 해석 편향 수정 조건이 지각된 짐스러움의 감소를 유의하게 예측하였다[35]. 더불어 신체 기능 제한 또는 어려움이 높은 수준의 지각된 짐스러움과 관련 있다는 선행연구를 고려할 때[36], 신체 기능 향상 개입(예, 운동)이 환자의 신체 기능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지각된 짐스러움 완화에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 표준 관리(standard care)보다 만성질환자 대상 지역사회기반 운동프로그램이 신체 기능 및 건강 관련 삶의 질 향상에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37]. 유사하게 만성질환자 246명 대상 연구 결과, 대기자 집단과 비교하여 신체 활동 기반 재활 개입 집단에서 신체 및 심리 기능이 향상되었으며, 신체 기능의 향상이 통증 감소뿐 아니라 동기 및 자기 효능감 향상으로 이어졌다[38]. 이러한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느낌은 만성질환자의 자살위험을 예측하는 강력한 위험요인이며[34], 짐스러움으로 유발된 외로움, 사회적 고립 또는 철수[39] 또한 자살위험과 관련이 있다[13,34]. 따라서 만성질환자의 디스트레스 관리에서 지각된 짐스러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디스트레스 영역으로 4개 범주가 도출되었다. 사회적 디스트레스 영역에서 대부분 참가자들은 만성 질환으로 인한 사회관계 축소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선행연구는 만성질환으로 인한 기능적 제한은 사회관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39]. 실제로 참가자들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통증이나 기능 제한으로 이동의 어려움이 있어 모임, 문화생활 등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또한, 만성질환자들은 스스로 자신을 건강한 사람들과 다르다고 인식하면서 거리감을 느끼기 때문에[40] 사회관계 철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본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가족들이나 주변인들은 건강하기 때문에 환자의 상황이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인식했으며, 이들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싫어서 집에만 있다고 보고하였다. 한편, 사회관계의 축소는 사회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는 자원을 감소시키기 때문에[41] 심리적 디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만든다. 따라서 사회적 자원과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환자 자조모임이 만성질환자의 심리사회적 디스트레스 완화에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만성질환 환자에서 사회적 지지 집단 개입의 효과를 확인한 메타분석 결과, 지지집단 개입은 환자의 사회적 지지, 정서 조절, 자아존중감, 삶의 질, 건강행동 등 심리사회적 기능 향상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다[42]. 더불어 질환으로 인한 거동 어려움 등을 고려하여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서로에게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고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지지 집단도[43,44]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의 신체, 심리, 사회적 디스트레스 경험을 고려할 때[45], 만성신체질환자의 다양한 유형의 디스트레스를 통합적으로 개입하는 관리가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 참가자들에서도 통합 관리 영역에서 5개 범주가 도출되어 이에 대한 높은 요구가 확인되었다. 실제 국내에서는 지역사회 자원을 연계한 만성질환관리 통합 서비스를 통해 질환 중증도, 환자의 요구도 등을 평가하여 맞춤형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건강전문가가 환자 상황에 맞는 다양한 교육 및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보건소나 건강생활지원센터 등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하여 환자의 생활습관(예, 운동, 영양) 개선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46]. 이외에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통합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이러한 통합 돌봄 서비스가 만성질 환자의 일상생활 어려움 완화에 유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국내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서비스를 이용한 사례자 315명 중 93.9%가 일생생활 기능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으며, 99.5%가 이웃에게 통합 돌봄 서비스를 추천하겠다고 응답하였다[47].
의료 서비스 이용 편의성 영역에서는 2개의 범주가 도출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진료와 관련한 다양한 도움을 필요로 하였다. 이들은 복잡한 진료 절차와 긴 대기 시간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했으며, 검사나 치료 횟수 단축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또한, 진료 시간이 너무 짧아 진료 시간이 충분하게 확보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였다. 선행연구는 이러한 진료 편의와 관련된 요구가 만성신체질환자에서 중요한 요구 중 하나임을 시사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진료를 받기 위한 긴 대기시간, 의사와의 의사소통 부족, 의사결정에 환자와 보호자가 참여하지 않는 것이 만성질환자를 위한 최적의 관리를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48]. 한편, 검사나 치료의 횟수 단축에 대한 요구는 만성질환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만성질환자 경험에 대한 내러티브 고찰 연구는 만성질환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환자들에게 질환에 대한 정보와 교육이 제공될 필요성을 제안하였다[24]. 더불어, 대다수의 만성질환자가 질환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고 질환 관련 자료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보고하므로[49], 질환에 대한 정보 제공 및 교육이 환자에게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간경화 환자 50명 대상 연구에서 참가자의 85%가 만성질환 교육 책자가 유용하다고 보고하였다[49]. 또한, 체계적 문헌 고찰 연구는 심장질환 환자에서 교육 개입이 신체적 활동 증가, 식습관 개선, 금연 등 건강행동 증진과 유의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하였다[50].
본 연구는 다음의 한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참가자 표본에 선택 편향(selection bias)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만성질환자들은 신체 증상과 심리사회적 어려움으로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므로[14,16], 심각한 중증 만성질환자들은 본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본 연구는 중증 만성질환자들이 경험하는 디스트레스 및 도움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본 연구는 만성질환자 35명 대상 질적 연구로 환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것을 이해하고 고유한 환자 경험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29], 심혈관, 뇌혈관, 만성신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이 제한될 수 있다.
상기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개별 심층면담을 통해 환자의 관점에서 만성질환자들이 경험하는 신체, 심리 및 사회적 디스트레스 경험을 탐색하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확인하여 만성신체질환자 관리의 방향을 제시한 것에 의의가 있다.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

Funding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a grant from the Korea Mental Health R&D Project funded by the Ministry of Health & Welfare, Republic of Korea (grant number: HL19C0039).

Table 1.
Participants’ characteristics (n=35)
Total (n=35) Cardiovascular disease (n=12) Cerebrovascular disease (n=11) Chronic renal disease (n=12) F/X2

M (SD)/N (%)
Age (year) 68.30 (13.76) 63.33 (15.17) 66.55 (14.67) 61.75 (12.13) 0.35
Gender
Male 19 (54.3) 8 (66.7) 6 (54.5) 5 (41.7) 1.51
Female 16 (45.7) 4 (33.3) 5 (45.5) 7 (58.3)
Marital status
Single, separated, divorced, widowed 14 (40.0) 3 (25.0) 6 (54.5) 5 (41.7) 2.11
Married/cohabitation or married 21 (60.0) 9 (75.0) 5 (45.5) 7 (58.3)
Eudcation
Below high school graduate 15 (42.9) 8 (66.7) 0 (0) 7 (58.3) 12.20a)
Above college graduate 20 (57.1) 4 (33.3) 11 (100) 5 (41.7)
Religion
No 16 (45.7) 7 (58.3) 4 (36.4) 5 (41.7) 1.24
Yes 19 (54.3) 5 (41.7) 7 (63.6) 7 (58.3)
Household income
Less than 3 million won 19 (59.4) 6 (60.0) 6 (60.0) 7 (58.3) 0.01
Above 3 million won 13 (40.6) 4 (40.0) 4 (40.0) 5 (41.7)
Duration of disease (years) 14.10 (11.08) 15.56 (10.42) 9.36 (11.40) 18.44 (10.20) 1.89

a) p<.01.

M: mean, SD: standard deviation, N: number of participants, F: F-test, X2: Chi-square test.

Table 2.
List of semi-structured interview questions
Domain Questions
General Overall, how is your condition? What do you find the most difficult in your general life regarding disease or disability?
Physical domain Overall, how is your health? Do you have physical disability or difficulty compared to before diagnosis of diseases? What are the most difficult symptoms you experience?
What kind of help do you think you need the most regarding physical disability or functioning?
Psychological domain How is your emotional status? What do you find the most difficult in terms of psychological issues regarding disease or disability?
What help do you need most regarding emotional difficulty?
Social domain How are your relationships with your family, friends, acquaintances, or colleagues? Is there any change in the relationship following diagnosis? What do you find the most difficult in your interpersonal relationship or social life?
What kind of help do you need the most regarding interpersonal relationship or life in society?
Need What service or help do you think are most needed for patients with chronic disease in Korea?
Table 3.
Domains and categories of distress experienced by participants
Domain Category Contents
Physical distress Pain Illness-related pain
Consistent and/or unalleviated pain
Digestive/urinary and fecal symptoms A lack of appetite
Nausea or vomiting
Bowel movement
Frequent urination
Cardiopulmonary symptoms Shortness of breath and its impact on exercise or work
Numbness/swelling Numbness
Swelling and circulation problem
Dizziness Falls or difficulty in walking due to dizziness
Sleep/fatigue Sleep disturbance (e.g. sleep onset, maintenance)
Tiredness
Impaired activities of daily living Difficulty in doing housed chores and activities of daily living
Stumbling or falling
Difficulty in standing or moving for a long time
Intense diet
Change in appearance Height loss
Muscle loss
Weight loss or gain
Darkening or pale skin
Shame regarding surgical scars
Psychological distress Depression Depressive mood related to managing chronic illnesses
Depressive mood related to limitations caused by the illness
Fear Fear of death
Nervous and anxious
Worry about getting worse
Fear of illness recurrence
Loneliness/isolation Feeling lonely and isolated
Feeling of being left out by family or friends
Loss of self-esteem Feeling of being daunted
Decreased self-esteem and confidence
Perceived burdensomeness Afraid of causing trouble (e.g. financial hardship or caring) to family or others
Feeling of being burden to family and others
Hopelessness Feeling of hopelessness
Deprivation/loss Deprivation and loss
Feeling of lagging behind others
Guilt feelings for not adhering to a diet regimen or medication
Loss of attention control or memory Decreased memory function
Decreased concentration
Social distress Reduction of social relationship Difficulty in meeting up with friends due to health condition, and diet
Being socially disconnected due to the illness
Unwillingness for meeting up with others
Restricted social activities due to treatment schedule
Difficulty in performing a social role Not being able to go back to the work
Difficulty in meeting the workplace demands and schedule due to treatment
Being forced to work being the bread winner of the family
Not being understood Not being understood or being accepted by family
Having to explain about diet or medication
Excessive worry Overprotection
Excessive worry by family
Table 4.
Domains and categories of need experienced by participants
Domain Category Contents
Integrative care Assistance to activities of daily living Assistance with house chores and/or activities of daily living
Mobility support
Managing aftereffects or symptoms Supportive procedures to improve physical function/vitality
Rehabilitation
Psychological counseling for affective symptoms (depressive or anxiety symptoms)
Emotional support Others being more considerate
Understanding and supporting for their condition
Friends with whom to meet or talk to
Patient self-help group
Financial support Help with expenses for medication and examination
Improving social services for people with chronic illness Support and counseling for employment
Job opportunity tailored to their condition
Expanding facilities (e.g., sports centers, wheelchair ramps, escalators)
Improving services (e.g., tax reduction, home services, personal care assistants) and expanding services coverage
Accessibility to healthcare service Access to healthcare Improving access to healthcare
Accommodation support for long-distance patients
Medical facilities available at night
Improving referrals between healthcare organizations
Improving emergency medical services (e.g., quick dispatch, transportation between cities)
Healthcare convenience Reduction of the number and time of examinations/treatment
Improving procedures related to examination and treatment of other illnesses
Reduction of procedures and waiting times
Sufficient consultation time

Figure & Data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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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alitative Study on Patient Distress and Needs in Chronic Illness: Cardiovascular, Cerebrovascular, and Chronic Renal Diseases
        STRESS. 2023;31(3):113-122.   Published online September 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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