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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STRESS > Volume 30(3); 2022 >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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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거리두기를 통한 표현적 글쓰기가 정서억제 전략을 사용하는 개인의 정서와 통증경험에 미치는 효과
이수진1orcid, 조성근2orcid
Effects of Expressive Writing through Self-Distancing on Emotion and Pain Outcomes in Individuals Who Use Emotional Suppression
Soojin Lee1orcid, Sungkun Cho2orcid
STRESS 2022;30(3):129-138.
DOI: https://doi.org/10.17547/kjsr.2022.30.3.129
Published online: September 30, 2022

1충남대학교 심리학과 석사과정생

2충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1Graduate Student, Department of Psychology,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Daejeon, Korea

2Professor, Department of Psychology,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Daejeon, Korea

Corresponding author Sungkun Cho Department of Psychology,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99 Daehak-ro, Yuseong-gu, Daejeon 34134, Korea Tel: +82-42-821-6366 Fax: +82-42-823-9448 E-mail: sungkunc@cnu.ac.kr
• Received: June 10, 2022   • Revised: August 21, 2022   • Accepted: August 24, 2022

Copyright © 2022 Korean Society of Stress Medicine.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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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서는 통증과 밀접하게 관련되며, 정서억제 전략은 통증을 유지 및 악화시킬 수 있다. 이 연구는 표현적 글쓰기가 정서억제 특성을 가진 개인의 정서와 통증경험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고자 했다. 정서억제 평균점수에서 1 표준편차를 초과하는 대학생 40명을 대상으로 글쓰기 개입 전후의 정서(부적정서, 상태불안)를 평가하고, 냉압과제 수행 동안 통증경험(역치, 인내, 강도, 동공직경)을 측정했다. 연구결과, 표현적 글쓰기 집단은 사전에 비해 사후 부적정서가 낮았고 통제집단에 비해 사후 상태불안이 낮았다. 통증경험 및 자기 거리두기 수준에서는 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이는 정서를 억제하는 사람에게 표현적 글쓰기가 부적정서와 불안의 처리를 도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 Background
    Emotions are closely related to pain outcomes, and maladaptive emotional regulation strategies such as suppression can exacerbate pain.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mpirically investigate the effects of expressive writing on emotions and pain outcomes of individuals who use emotional suppression.
  • Methods
    Forty university students with an emotional suppression scale score of more than one standard deviation participated in this study. There were 20 students in the expressive writing group and 20 students in the control group. For the expressive writing group, emotions (negative emotions and state anxiety) and pain experiences (threshold, tolerance, intensity, and pupil diameter measured during cold pressure tasks) were assessed before and after a writing intervention.
  • Results
    The expressive writing group had lower post-negative affect than pre-negative affect and lower post-state anxiety than the control group. However, there were no significant differences between groups in pain outcomes and self-distancing.
  • Conclusions
    These findings suggest that expressive writing can help individuals express and experience negative emotions and anxiety more healthily.
국제통증연구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 IASP)는 통증을 ‘실제적 또는 잠재적 조직 손상과 관련되거나 이와 유사한 불쾌한 감각 및 정서적 경험’으로 정의하고 있다[1]. 통증은 개인의 주관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며 신경생리학적 경험뿐만 아니라 인지, 정서와 같은 심리적 요인과 상호작용한다[2]. 특히 정서는 개인의 인지와 행동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통증을 조절하는데[3], 부정적인 정서 상태는 통증의 시작이나 악화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4]. 통증의 이러한 정서적 차원을 고려할 때, 통증에 대처하기 위해 정서를 조절하거나 통증 유발 자극에 대한 정서적 반응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 될 수 있다[5].
정서조절(emotion regulation)은 특정한 정서를 경험하고 표현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인지과정으로, 개인이 어떤 정서를 가지고 있으며 언제 정서를 경험하고 표현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6]. 이처럼 정서조절 전략은 개인이 정서적 사건을 경험하는 방식을 결정짓기 때문에 통증을 어떻게 경험하는지를 결정하는 강력한 예측변인으로 여겨진다[7]. 따라서 부적응적인 정서조절 전략의 사용은 더 심각하고 장기적인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8]. 정서조절 과정 모델(a process model of emotion regulation)에서는 개인이 정서조절에 관여하는 시점에 따라 선행중심 정서조절 전략과 반응중심 정서조절 전략으로 구분하고 있다[6]. 선행중심 정서조절 전략은 정서반응이 완전히 활성화되기 전에 발생하는 반면, 반응중심 정서조절 전략은 정서반응이 시작된 다음에 정서표현이나 경험을 바꾸려는 시도를 의미한다[6,8]. 그 중 억제(suppression)는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정서경험을 억제하고, 정서표현 행동을 제한하려고 시도하는 반응중심 정서조절 전략이다[9]. 억제는 정서표현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정서를 억제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오히려 주관적인 정서경험과 생리적 활성화가 증가될 수 있다[10].
통증과 같은 부정적인 스트레스 경험으로 유발된 정서를 회피하는 행동은 일시적으로 적응적일 수 있으나, 정서를 과도하게 회피하고 강하게 억누르는 것은 정서의 재평가, 통합 및 해결을 방해한다[4]. 이처럼 개인이 정서를 억제할 때 반복적인 정서적 침습과 높은 생리학적 각성이 발 생하며, 이는 신체장애에 대한 높은 민감성과 신체증상의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11]. 실제로 여러 문헌에서 만성 통증환자의 정서억제와 부정적인 통증결과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Geenen 등의 연구에서 높은 강도의 정서를 경험하지만 정서표현 수준이 낮은 여성일수록 섬유근육통으로 인한 신체장애, 피로감, 불안 및 우울, 결근 일수 증가 등 부정적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12]. Ghandehari 등이 건강한 청년과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정서억제와 통증파국화, 통증강도, 걱정, 우울과의 정적상관이 확인됐다[13].
정서와 관련된 많은 연구들은 정서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표현함으로써 부정적 정서를 처리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11]. 정서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키고 정서억제와 회피, 정서적 반응성을 감소시키며, 정서 처리를 촉진하는 것으로 가정되는 방법 중 하나는 정서적 사건에 대한 비구조화된 글쓰기이다[14,15]. Pennebaker는 개인적인 문제에 대한 감정과 생각에 직면하는 것은 신체적 건강, 주관적 안녕, 적응적 행동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에 기반하여 표현적 글쓰기(expressive writing)의 효과를 제안했다[16]. 표현적 글쓰기는 전형적으로 충격적이거나 강한 스트레스 사건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사건에서 경험한 깊은 감정, 관련된 생각을 탐색하여 자유롭게 작성하는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16-19]. 정서적 경험을 단어로 표현하고 설명하는 것은 개인 내면의 주관적인 상태를 더 명확하게 인식하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통찰을 유발하며, 보다 깊은 자기이해로 이어질 수 있다[20].
여러 선행연구는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글쓰기를 통해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 건강 개선과 연관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 경험에 대해 글을 쓰며 관련된 정서를 인정하고 이에 직면하는 것이 정서억제의 생리적 작용을 감소시켜 신체 및 면역 기능과 관련된 다양한 생화학적 지표를 유의미하게 개선한다는 것이 밝혀졌다[17]. 또한 특정 경험과 관련된 감정과 생각을 작성하는 글쓰기를 통해 우울[21]과 불안[22] 등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표현적 글쓰기는 정서를 억제하는 개인에게도 심리적 이점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1,23]. Cheung 등은 표현적 글쓰기가 건강한 성인의 1개월 후의 정서억제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인지적 재평가, 생활 만족도, 전반적인 건강 수준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23]. Gortner 등이 정서억제를 사용하는 우울에 취약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표현적 글쓰기를 실시한 결과, 6개월 후 우울증상이 현저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정서억제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를 지지했다[21].
통증 맥락에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를 살펴본 연구들은 표현적 글쓰기와 통증경험 개선의 연관성을 제안하고 있다[24]. Norman 등의 연구는 만성통증환자를 대상으로 표현적 글쓰기의 단독 효과를 평가한 최초의 연구이다[25]. 같은 연구에서 만성골반통증을 가진 여성들을 대상으로 표현적 글쓰기를 실시한 결과, 표현적 글쓰기를 수행한 집단이 통제집단에 비해 2개월 후 통증강도가 감소했다[25]. 이와 유사하게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Smyth 등의 연구에서 3일간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를 실시했을 때 통제집단에 비해 건강 상태가 개선되고 증상 악화 속도가 낮아졌다[26]. 그리고 이 효과는 4개월 후에도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26]. 이러한 결과는 표현적 글쓰기가 실제 통증경험에서도 이점을 가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단순히 정서에 노출된 상황에서 정서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반추하는 것은 종종 더 부정적인 기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15]. 따라서 표현적 글쓰기가 정서적 과정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20]. Kross 등은 표현적 글쓰기가 정서적 이점을 가지는 추가적인 메커니즘으로 자기 거리두기(self-distancing)를 제안했다[27]. ‘자기 거리두기’는 외부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경험을 되새겨 보는 과정을 포함하는 인지적 정서조절 방법으로, 반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겨진다[28]. 자기 거리두기 관점을 취하게 되면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자신의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과 상황을 평가하고,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게 된다[15,28]. 이와 유사하게,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Committment Theraphy, ACT)는 ‘나’자신과 사적인 경험을 구분하도록 하여 맥락적 자기를 촉진하는데, 이를 위해 ‘나’라는 1인칭 대명사를 사용하여 내적경험을 자신과 분리하여 묘사하고 스스로 관찰하도록 한다[29]. 따라서 1인칭 대명사를 사용한 표현적 글쓰기는 자신과 생각, 감정 등을 구별하도록 하여 이러한 경험으로부터 거리두기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Park 등은 건강한 개인을 대상으로 표현적 글쓰기가 자기 거리두기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확인했다[15]. 같은 연구에서 표현적 글쓰기를 수행한 집단이 비정서적 글을 작성한 집단에 비해 자기 거리두기 관점을 더 많이 취했으며 정서적 반응성이 감소했다. 그리고 이러한 효과가 6개월 후에도 지속되었다. 앞서 기술한 결과는 표현적 글쓰기가 개인이 부정적인 정서경험에 반응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 과정에서 자기 거리두기가 가지는 역할을 강조한다[15]. 자기 거리두기는 통증경험의 완화와도 연관될 것으로 여겨지지만[30], 실제 통증경험과의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자기 거리두기가 통증의 개선과도 연관된다는 것을 보여준 유일한 연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Wang 등의 연구이다[31]. 같은 연구에서 냉압과제로 유발된 극심한 통증을 경험할 때 자기 거리두기를 유지하려고 했던 참가자들이 통증강도의 감소를 경험했다[31]. 요약하면 표현적 글쓰기를 통해 자기 거리두기가 증진될 수 있으며, 이는 부정적 정서경험을 감소시키고 통증경험의 완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종합해보면 표현적 글쓰기는 통증과 관련된 부정적 정서를 다루기 위해 억제를 사용하여 정서반응을 조절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서를 노출하고 접촉하도록 도울 수 있다. 특히 선행연구를 통해 자기 거리두기가 표현적 글쓰기 과정에서 정서적 이점을 유도하여 통증경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주요 변인으로 제안되었으나, 이를 실험적으로 확인한 연구는 현재까지 없는 실정이다. 이에 자기 거리두기의 직접적 측정을 통해 표현적 글쓰기와 통증경험 사이의 메커니즘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20]. 또한 부정적인 정서를 억제할수록 더 높은 통증강도와 관련된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기존의 연구는 부정적인 정서 중 ‘분노’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32]. 통증을 가진 개인은 분노나 적대감뿐만 아니라 우울, 피로, 불안을 포함한 부정적인 기분 상태를 경험하며, 건강한 개인보다 덜 긍정적인 기분 상태를 경험한다[24]. 따라서 다양한 부정적 정서를 평가하는 것은 정서억제의 맥락에서 통증경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지금까지 통증과 관련된 연구에서 주로 사용해 온 자기보고식 측정법은 참여자의 진술에 의존해야 하며 문화적 차이 및 언어적 표현의 어려움으로 인한 한계점을 가진다[33]. 이에 자기보고식 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고, 자율신경계의 측정을 통해 객관적인 통증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서 동공측정법(pupillometry)이 제안되고 있다[34]. 통증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자율신경계의 각성이 발생하는데[35], 동공측정법은 이러한 자율신경계 기능을 비침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인 것으로 밝혀졌다[36]. 실험적으로 유발된 통증에 대한 기존 연구는 통증으로 유발된 동공 확장이 다양한 수준의 휘도에서도 통증 관련 자율신경계의 활성화를 측정하는 데 적합하다는 사실을 발견하며[37], 통증이 동공의 확장으로 평가될 수 있음을 뒷받침했다. 이처럼 통증의 보다 정확하고 일관적인 측정을 위해 동공측정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통증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제공하고 동공반응을 통한 통증측정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앞서 살펴본 선행연구의 한계점을 고려하여, 정서억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표현적 글쓰기 개입이 급성통증을 경험하는 동안 정서와 통증경험에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적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대학생이 냉압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통증경험 관련 변인과 동공반응을 측정하여 표현적 글쓰기 개입 전후의 결과값을 비교하고자 한다. 또한 통증경험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를 자기 거리두기 수준이 매개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연구 목적에 따른 가설은 다음과 같다.
가설 1. 정서억제 수준이 높은 개인이 표현적 글쓰기를 수행한 후 통제집단보다 부적정서와 상태불안이 낮아질 것이다.
가설 2. 정서억제 수준이 높은 개인이 표현적 글쓰기를 수행한 후 통제집단보다 통증강도와 동공직경이 감소하고, 통증역치와 통증인내가 높아질 것이다.
가설 3. 정서억제 수준이 높은 개인이 표현적 글쓰기를 수행한 후 통제집단보다 자기 거리두기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
가설 4. 정서억제 수준이 높은 개인의 통증경험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는 변화된 자기 거리두기 수준이 매개할 것이다.
1. 연구 참여자
이 연구는 대전광역시 소재 C대학교의 대학생 참여자를 모집했다. 교양수업을 수강하는 대학생 310명을 대상으로 한국판 정서조절척도(Emotion Regulation Questionnaire, ERQ) [38]의 하위척도 중 ‘정서억제’ 4문항을 실시한 후, 전체 평균점수에서 1 표준편차를 초과하는 75명을 선별했다. 사전 질문지를 통해 11점 숫자등급척도(Numerical Rating Scale, NRS)로 측정된 현재 통증강도의 수치가 ‘3점 이상’인 1명, 급성통증 및 만성통증 병력이 있는 4명, 주기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는 6명, 손에 유발되는 통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손 부위의 피부과적 질환을 가진 2명, 동공반응 측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망막질환, 녹내장, 심한 안구건조증 등의 안과질환이나 안구 내 수술의 병력이 있는 2명, 그리고 실험 참여를 거부한 9명을 제외하여 총 51명을 모집했다. 이후 참여자를 Microsoft Excel 2016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표현적 글쓰기 집단(23명)과 통제집단(28명)에 무선할당했다. 모집된 51명 중 사전과 사후 냉압과제에서 중지시점인 180초를 모두 버틴 6명과 글쓰기 지침을 충분히 따르지 않은 5명을 제외하여 최종적으로 표현적 글쓰기 집단 20명, 통제집단 20명으로 총 40명의 자료를 분석에 사용했다. 전체 참여자의 연령 범위는 만 18∼25세, 평균 연령은 만 20.80세(SD=2.43)였고, 성별은 여성 24명(60%), 남성 16명(40%)이었다.
2. 측정도구

1) 한국판 정서조절 척도(Emotion Regulation Questionnaire, ERQ)

정서억제를 측정하기 위해 Lee 등이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번안하여 사용한 정서조절 척도(Emotion Regulation Questionnaire, ERQ)를 사용했다[37]. ERQ 척도는 총 10문항으로 인지적 재해석 6문항, 정서억제 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은 1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7점(매우 그렇다)의 7점 리커트식 척도로 평정된다. 이 연구에서는 정서억제 하위척도만 사용했다. 총점의 범위는 4∼28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정서억제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 정서억제의 Cronbach’s α 계수는 .81이었다.

2) 한국판 정적정서 및 부적정서 척도(Positive Affect and Negative Affect, PANAS)

정적정서와 부적정서를 측정하기 위해 Park과 Lee가 한국판으로 타당화한 정적정서 및 부적정서 척도(Positive and Negative Affect Schedule, PANAS)를 사용했다[38]. PANAS 척도는 총 20문항으로 구성되며, 각 문항은 1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5점(매우 많이 그렇다)의 5점 리커트식 척도로 측정된다. 각 정서의 총점 범위는 10∼50점으로 높은 점수일수록 해당 정서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 정적정서와 부적정서의 Cronbach’s α 계수는 각각 .87, .85였다.

3) 한국판 상태-특성 불안 척도(State-Trait Anxiety Inventory X, STAI-X)

현재의 불안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 Kim과 Sin이 한국판으로 번안한 STAI-X (State-Trait Anxiety Inventory-X)를 사용했다[40]. STAI-X는 상태불안 20문항, 특성불안 20문항으로 구성되며, 각 문항은 1점(그렇지 않다)에서 4점(매우 그렇다)의 4점 리커트식 척도로 평정된다. 이 연구에서는 상태불안 하위척도만 사용했으며, 총점의 분포는 20∼8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상태불안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 상태불안의 Cronbach’s α 계수는 .87이었다.

4) 자기 거리두기 조작점검(Self-distancing manipulation check)

부정적인 정서경험을 회상할 때 자발적으로 자기 거리를 두는 경향을 평가하기 위해 Park 등의 자기 거리두기 조작점검을 사용했다[15]. 조작점검은 총 2문항의 7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참여자들은 특정 사건을 떠올렸을 때 그 사건에서 떨어져 있는 정도를 반영하는 물리적 거리감을 1점(매우 가깝게∼내 눈으로 보는 것처럼)에서 7점(매우 멀리∼마치 내가 관찰자인 것처럼)으로 평가했다[28]. 그리고 정서적으로 그 사건에 얼마나 덜 몰입했는지를 반영하는 심리적 거리감을 1점(매우 몰입하여)에서 7점(완전히 제 3자의 입장에서)으로 평가했다[28] 자기 거리두기 지표를 산출하기 위해 두 문항의 점수를 종합하여 평균값을 계산했다[15].

5) 한국판 통증파국화 척도(Pain Catastrophizing Scale, PCS)

통증파국화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Cho 등이 번안하여 타당화한 한국판 PCS를 사용했다[41]. PCS는 과장 4문항, 반추 4문항, 무력감 5문항의 총 1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은 0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4점(항상 그렇다)의 5점 리커트식 척도로 평정된다. 총점의 분포는 0∼52점으로 높은 점수일수록 통증에 대한 파국화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 통증파국화의 Cronbach’s α 계수는 .91이었다.

6) 숫자등급척도(Numerical Rating Scale, NRS)

통증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0점(통증 없음)부터 10점(극심한 통증)으로 구성되어 있는 11점 리커트식 숫자등급척도를 활용했다.
3. 실험자극 및 개입

1) 냉압과제(Cold Pressure Task, CPT)

연구 참여자의 통증 유발을 위해 냉압과제를 사용했다. 냉압과제에 사용한 기계는 (주)삼흥에너지의 SH-WB-11R-OM으로, 순환 펌프를 통해 용액을 저온으로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저온순환항온수조이다. 냉압과제를 수행하기 전, 실험실 환경에 적응하고 손 온도의 개인차를 통제하기 위해서 참여자는 34±1℃의 물에 2분 동안 왼손을 침수하도록 지시받았다[42]. 그 후 ‘손목까지 잠길 정도로 손을 최대한 깊게 물에 넣고 움직이지 마세요. 손을 가능한 오래 넣고있다가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고 느껴질 때 언제든 빼도 됩니다’라는 구두지시와 함께, 참여자는 동일한 손을 4±1℃로 유지되는 저온순환항온수조의 물에 담그도록 지시받았다[43]. 참여자가 손을 물에 넣고 냉압과제를 시작한 시점부터 통증감각을 처음으로 경험했다고 보고한 시점(역치), 냉압과제를 시작한 시점부터 더 이상 통증을 견딜 수 없다고 보고한 중지시점(인내) 까지의 시간(초)을 측정했다. 이후 참여자가 물에서 손을 뺀 즉시 통증강도를 보고하도록 요청했다. 연구 참여자의 안전을 위해 냉압과제의 최대 침수시간은 180초로 제한했으며, 이를 참여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중지 시점에 도달한 즉시 실험자가 참여자에게 손을 빼달라고 요청하며 냉압과제를 종료했다.

2) 동공반응(pupilary response)

통증을 경험하는 동안 참여자의 동공반응을 측정했다. 동공측정에 사용된 기계는 NeurOptics의 PLRTM-3000으로, 동공수축 및 확장을 모두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단안 적외선 장치이다. 내장된 적외선 카메라와 가시광선을 통해 1초 동안 28프레임의 동공직경이 측정된다. 참여자가 동공측정계를 오른손으로 잡아 고정하고, 오른쪽 눈을 가까이 대고 있는 상태로 버튼을 누르면 가시광선 광원과 기기 내의 디지털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동공 이미지가 수집됐다. 동공반응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냉압과제 전 참여자는 앉아 있는 반대편 벽의 한 점을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 주시하도록 지시받았다. 이후 참여자가 저온순환 항온수조에 손을 담그는 즉시 동공반응 측정을 시작하여, 손을 빼내어 냉압과제가 종료되는 시점까지의 동공반응을 측정했다. 1초 동안의 동공직경 평균은 28프레임의 동공직경을 1 에포크(epoch)로 계산했으며, 동공직경 지표의 양 극단에 해당하는 2 mm 미만, 9 mm 초과 값은 개인의 평균 동공직경 값으로 대체했다[44].

3) 표현적 글쓰기(expressive writing)

모든 참여자들은 제공된 노트북((주)삼성전자 NT910-S3G-K3WS)을 통해 글을 작성했으며, 한글 2020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표현적 글쓰기에 대한 지침은 Fuentes 등[20]의 연구에서 참조하여 이 연구의 목적에 맞게 수정됐다. 표현적 글쓰기 지침은 다음을 포함한다: ‘앞으로 15분동안, 제공되는 노트북을 사용하여 방금 실시한 냉압과제로 유발된 통증, 한번 더 실시될 냉압과제로 예상되는 통증, 그리고 이것에 대한 당신의 강렬한 감정과 생각에 대해 적습니다. 나 자신의 관점에서 1인칭 대명사를 사용하여 통증경험에 대해 작성하세요. 글을 쓰는 동안 당신이 통증과 관련된 스트레스 요인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세요. 글을 쓰면서 [나는 ___라는 감정을 느꼈다./느낀다./느낄 것이다.], [나는 ___라는 감정을 경험했다./경험한다./경험할 것이다.], [___라는 감정이 나에게 발생했다./발생하고 있다./발생할 것이다.], [나는 ___라고 생각했다./생각한다./생각할 것이다.]와 같은 문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경험을 둘러싼 가장 깊은 감정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통제집단에 대한 글쓰기 지침은 다음을 포함한다: ‘앞으로 15분 동안, 제공되는 노트북을 사용하여 특정 사건이나 물건을 선택하여 이것에 대해 작성합니다. 내가 선택한 사건이나 대상에 대한 감정, 의견, 생각 등을 언급하지 않고,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설명하세요.’, ‘이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글을 쓰는 것입니다.’
두 집단의 참여자들은 모두 ‘본 글쓰기 과제는 글쓰기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글을 쓰는 동안 맞춤법이나 문법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글을 쓸 것이 다 떨어졌다면, 남은 시간 동안 이미 쓴 것을 계속 반복해서 작성하세요.’ 라고 지시받았다[20]. 참여자들은 지시문에 따라 15분 동안 쉬지 않고 글을 작성하도록 요청받았다.
참여자들이 글쓰기와 관련된 지시를 충분히 따랐는지 확인하기 위해 심리학과 석사과정 대학원생 2명이 추후 글쓰기를 평가했다. Stone 등의 연구를 참고하여 글쓰기 지침을 정확하게 따르지 않았거나 7문장 미만을 작성했는지 확인했다[45].
4. 연구절차
이 연구는 충남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진행되었다(승인번호: 202201-SB-012-01). 먼저, 참여자 선별을 위해 교양수업을 통해 모집된 대학생을 대상으로 Google Form으로 작성된 ERQ의 ‘정서억제’ 하위척도 설문지 링크를 배포했다. 그 중 실험 참여 기준인 전체 응답 평균 점수의 1표준편차 초과를 만족하는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전체적인 실험 과정은 세 가지의 주요 절차로 구성된다: 사전 냉압과제, 글쓰기 과제, 사후 냉압과제.
실험에 앞서, 실험실에 내방한 참여자는 연구의 목적과 전체적인 실험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발적으로 서면 동의서를 작성했다. 인구통계학 정보 및 사전 설문지(ERQ, PANAS, STAI-X, 자기 거리두기 조작점검, PCS)를 작성한 참여자는 표현적 글쓰기 집단과 통제집단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됐다. 다음으로 참여자는 준비된 저온순환항온수조 근처의 의자에 앉아 냉압과제 및 동공측정에 관한 안내를 들은 후 냉압과제를 수행했다. 냉압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동공 이미지가 함께 수집됐다. 실험의 두 번째 절차인 글쓰기 과제 수행을 위해 냉압과제가 끝난 후 참여자는 노트북이 준비된 책상으로 옮겨 앉았다. 글쓰기에 관한 안내 후 연구자는 방을 나와 15분 타이머를 작동했으며, 참여자는 조건에 따라 15분간 글쓰기 과제를 수행했다. 세 번째 절차는 사후 냉압과제였다. 사전 냉압과제와 동일한 순서로 진행됐으며 참여자가 냉압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동공측정이 이루어졌다. 마지막으로 참여자는 사후 설문지(ERQ, PANAS, STAI-X, 자기 거리두기 조작점검)를 작성했다. 모든 절차가 끝난 후 참여자는 실제 연구목적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금 1만원의 참여사례비를 계좌로 지급받았다.
5. 자료분석
수집한 자료는 R과 SPSS 26.0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분석했다. 먼저 R을 사용하여 28프레임의 동공직경을 1 에포크(epoch)로 하여 1초 동안의 동공직경 평균을 계산했다. 이때 동공직경 지표의 양 극단에 해당하는 2 mm 미만, 9 mm 초과 값은 개인의 평균 동공직경 값으로 대체했다[28]. 이후의 분석은 SPSS 26.0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첫째, 각 척도의 신뢰도 검정을 위해 Cronbach’s α를 확인했다. 둘째, 집단 간 참여자의 인구통계학적 정보 및 특성 차이에 따른 집단 간 동질성 검정을 위해 독립표본 t 검정(independent sample t-test)을 실시했다. 성별에 대해서는 x² 검정을 실시했다. 셋째, 정서(부적정서, 상태불안)와 통증경험(강도, 역치, 인내, 동공직경), 자기 거리두기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 검정을 위해 2 (집단: 표현적 글쓰기 집단, 통제집단)×2 (시간: 사전, 사후)에 따른 반복측정 분산분석(repeated measures analysis of variance)을 실시했다. 상호작용이 유의하게 나타날 경우 단순 주효과(simple main effect) 분석을 실시했다. 넷째, 자기 거리두기의 사전과 사후 차이가 유의한 경우 SPSS의 Process macro를 사용해 매개효과 분석을 실시했다.
1. 집단 간 동질성 검정
집단 간 동질성 검정을 위해 인구통계학적 정보, 정서억제, 통증파국화, 상태불안, 자기 거리두기, 정적정서 및 부적정서에 대한 독립표본 t 검정, 성별에 대해서 x² 검정을 실시한 결과, 집단 간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Table 1).
2. 정서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
정서(부적정서, 상태불안)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2 (집단: 표현적 글쓰기 집단, 통제집단)×2 (시간: 사전, 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했다. 정서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Table 2에 제시했다.
분석 결과, 부적정서에서 시간의 주효과와(F(1, 38)=4.91, p=.033, ηp2=.12), 집단과 시간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F(1, 38)=11.49, p=.002, ηp2=.23) (Fig. 1). 집단의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p=.650). 상호작용 효과의 사후검정을 위해 단순 주효과 분석을 실시한 결과, 표현적 글쓰기 집단의 사후 부적정서는 사전 부적정서에 비해 유의하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사전-사후 평균 차: 4.30, p<.001). 반면, 통제집단의 사후 부적정서는 사전 부적정서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412). 이는 표현적 글쓰기가 부적정서의 수준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상태불안에서 시간의 주효과와(F(1, 38)=5.12, p=.030, ηp2=.12), 집단과 시간의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F(1, 38)=9.89, p=.003, ηp2=.21) (Fig. 2). 집단의 주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p=.107). 상호작용 효과의 사후검정을 위해 단순 주효과 분석을 실시한 결과, 표현적 글쓰기 집단은 사전 상태불안에 비해 사후 상태불안을 유의하게 낮게 보고했다(사전-사후 평균 차: 5.20, p<.001). 그리고 표현적 글쓰기 집단의 사후 상태불안이 통제집단에 비해 유의하게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표현적 글쓰기 집단-통제집단 평균 차: −6.20, p=.008). 반면, 통제집단의 상태불안은 사전 상태불안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p=.536). 이는 표현적 글쓰기가 상태불안의 수준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3. 통증경험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
통증경험(강도, 역치, 인내, 동공직경)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2 (집단: 표현적 글쓰기 집단, 통제집단)×2 (시간: 사전, 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통증역치에서 시간(F(1, 38)=7.18, p=.011, ηp2=.16)의 주효과가 유의하여 모든 참여자의 사후 통증역치가 사전 통증역치에 비해 유의하게 낮아졌다. 그러나 집단 간 주효과(F(1, 38)=1.42, p=.24, ηp2=.04)나 집단과 시간의 상호작용 효과(F(1, 38)=2.46, p=.13, ηp2=.06)는 유의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통증인내와 통증강도에서 집단(통증인내: F(1, 38)=.77, p=.39, ηp2=.02, 통증강도: F(1, 38)=.18, p=.18, ηp2=.05)과 시간(통증인내: F(1, 38)=.22, p=.64, ηp2=.01, 통증강도: F(1, 38)=6.00, p=.20, ηp2=.14)의 주효과와 상호작용 효과(통증인내: F(1, 38)=.54, p=.54, ηp2=.01, 통증강도: F(1, 38)=.04, p=.85, ηp2=.00) 모두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동공직경에서 시간(F(1, 38)=9.12, p=.004, ηp2=.77)의 주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나, 모든 참여자의 사후 동공직경이 사전 동공직경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집단의 주효과(F(1, 38)=.00, p=.97, ηp2=.00)나 집단과 시간의 상호작용 효과(F(1, 38)=1.26, p=.69, ηp2=.03)는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4. 자기 거리두기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
자기 거리두기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2 (집단: 표현적 글쓰기 집단, 통제집단)×2 (시간: 사전, 사후) 반복측정 분산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집단(F(1, 38)=.98, p=.33, ηp2=.03)과 시간(F(1, 38)=.48, p=.50, ηp2=.01)의 주효과와 상호작용 효과(F(1, 38)=.15, p=.70, ηp2=.00) 모두 유의하지 않았다.
5. 자기 거리두기의 매개효과
자기 거리두기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표현적 글쓰기가 통증경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기 거리두기의 매개효과 검증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정서억제 전략을 사용하는 개인의 정서와 통증경험에 표현적 글쓰기가 미치는 효과를 실험적으로 검증하고, 이러한 효과를 자기 거리두기가 매개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표현적 글쓰기 집단의 사후 부적정서가 사전보다 유의하게 낮았고, 사후 상태불안이 통제집단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둘째, 두 집단 간 통증경험의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셋째, 자기 거리두기에서 집단 간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표현적 글쓰기 집단의 사후 부적정서가 사전보다 유의하게 낮아졌다. 그리고 표현적 글쓰기 집단이 통제집단에 비해 사후 상태불안을 더 낮게 보고했다. 그러나 통제집단에서는 사전과 사후 부적정서 및 상태불안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표현적 글쓰기가 부정적인 정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 가설이 지지됐다. 이는 표현적 글쓰기가 부정적 정서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확인한 이전의 문헌과 일치하며[46], 표현적 글쓰기가 정서억제에 가지는 이점을 제안한 여러 선행연구의 결과를 지지한다[21,23]. 표현적 글쓰기가 촉진하는 더 깊고 구체적인 정서 탐색은 정서를 자신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인식하도록 돕고, 정서에 대한 수용적 태도와 자신의 정서반응에 대한 타당화를 유도한다[14,19]. 이로 인해 정서표현에 대한 억제가 감소하고 이전에 회피했던 정서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21]. 표현적 글쓰기는 강렬한 정서를 유발하는 사건을 인지적으로 이해하고 통합할 수 있게 도우며, 이러한 인지적 활동이 정서억제와 반추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7]. 본 연구에서 표현적 글쓰기는 정서를 억제하는 특성을 가진 참여자들이 자신의 정서에 주의를 기울여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언어를 사용한 구체적인 정서표현과 인지적 통합을 촉진했을 것이다. 따라서 연구의 결과는 정서표현에 익숙하지 않고, 정서를 억제하거나 통제하는 사람들에게 표현적 글쓰기가 제공하는 정서 해소 효과와 인지적 정서 조절의 효용성을 제안한다. 또한 정서조절의 무의식적인 과정이 적응적인 정서조절과 심리적 건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의식적인 정서조절 과정과 유의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것으로 밝혀졌다[47]. 표현적 글쓰기와 같은 적절한 의식적 정서조절 전략을 학습함으로써 무의식적인 수준의 정서조절의 적응성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 통증경험에서 집단 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표현적 글쓰기가 통증경험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연구 가설이 지지되지 않았다.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표현적 글쓰기가 미치는 건강상의 이점을 밝힌 선행연구와 일치하지 않는 결과이다[15,48]. 선행연구는 하루 15분, 3∼4일 연속의 표현적 글쓰기 개입 실시 후 신체 증상 보고와 병원 및 클리닉 방문 횟수의 감소를 확인했다[15,48]. 본 연구에서는 15분간 단회기의 표현적 글쓰기를 실시했으며 이러한 연구 방법의 차이로 통증경험에서 선행연구와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체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치료법은 지속적으로 반복됨으로써 건강의 향상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9]. Pennabaker가 제안하고 Frattaroli의 메타분석에서 높은 효과크기를 가지는 것으로 밝혀진 표현적 글쓰기는 일반적으로 한 회기에 15분 이상, 최소 3번 이상의 작성 회기로 구성된다[16,46,50]. 본 연구에서 실시된 한번의 표현적 글쓰기는 3번 이상 진행되는 전형적인 표현적 글쓰기 개입에 비해 신체적 통증경험의 완화를 유발하기에 충분하지 않았을 수 있다. 또한 Fuentes 등이 제안했듯이 글을 쓴 직후에 경험하는 감정이 즉각적인 건강의 개선을 예측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18], 표현적 글쓰기가 부적정서 및 상태불안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나 통증경험에 효과를 미치지 않은 결과는 글쓰기의 반복적인 수행을 통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의 통증경험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제한적 결과는 통증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심리적 요인의 차이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신체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의식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인 내수용감각 민감성은 통증인식의 상당한 개인차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51]. 본 연구에서는 HRV (heart rate variability), 피부전도도 등의 신체내부 반응을 살펴보지 않아 내수용감각 민감성의 개인차를 확인하지 못했다. 통증인내 역시 개인이 가지고 있는 통증과 관련된 파국적 사고나 자기 효능감과 같은 신념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52]. 본 연구의 표현적 글쓰기는 특히 깊은 정서의 탐색과 표현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기 때문에 통증과 관 련된 신념을 다루기에 충분하지 않았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참여자가 가지고 있는 통증신념에 대한 확신의 정도의 차이가 통증인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안된다.
마지막으로 자기 거리두기에서 표현적 글쓰기 집단과 통제집단 간의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자기 거리두기가 표현적 글쓰기의 잠재변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가설 또한 지지되지 않았다. 이는 표현적 글쓰기 개입 후 자기 거리두기 수준이 증가했다는 것을 확인한 선행연구와는 일치하지 않는 결과이다[15,53]. Kross 등은 ‘너’와 같은 2인칭 대명사를 사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성하도록 지시했을 때, 1인칭 대명사를 사용하는 것보다 자기 거리두기 수준을 더 유의하게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53]. 또한 Park 등은 표현적 글쓰기에 대한 추적관찰을 통해 글을 쓰는 과정에서 1인칭 단수 대명사의 사용 감소가 긍정적인 자기 거리두기를 예측한다는 것을 밝혀냈다[15]. 연구자들은 자신의 스트레스 요인을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은 스트레스 요인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이로 인해 정서적 반응성이 낮아진다고 설명하며 표현적 글쓰기에서 3인칭 대명사 사용을 제안했다[15].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이 특정 정서를 경험하는 자신을 관찰하도록 ‘나’라는 1인칭 대명사를 사용한 표현적 글쓰기 개입을 실시했다. 그러나 사고나 정서와 같은 내적 경험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경험 자체로 구별하기 위해서는 3인칭의 관점을 통해 자신을 타자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31,54]. 이는 자신의 즉각적 경험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현실 속 자신을 관찰하도록 하는 탈중심화(decenting)의 과정으로 설명된다[55]. 즉, 3인칭 관점을 통해 즉각적인 경험에서 벗어나 부정적인 정서를 자신의 측면으로 이해하기보다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정신적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다[54].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정서에 대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를 밝혀냈지만 표현적 글쓰기의 유익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개인의 특성을 확인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정서를 경험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를 확인한 선행연구들은 엇갈린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50]. 이 연구는 정서 억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표현적 글쓰기가 가지는 부정적 정서 감소의 효과를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어떤 조건의 개인이 표현적 글쓰기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선행연구를 통해 정서를 지속적으로 억제하려는 시도는 인지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며, 신체에 누적되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여 장기적인 질병과 관련되는 것으로 밝혀졌다[50]. 따라서 부적응적인 정서조절 전략 사용으로 통증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은 표현적 글쓰기를 통해 부정적 정서를 관리하고, 전반적인 신체적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받을 수 있을것으로 판단된다. 부정적 정서와 통증경험의 강한 정적상관을 고려했을 때[4], 이 연구의 결과는 통증을 다루기 위해 부정적 정서를 감소시킬 수 있는 적응적인 방법으로서 표현적 글쓰기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한다. 종합해보면 표현적 글쓰기는 통증환자가 정서에 적응적으로 대처하고 효과적으로 통증을 관리하도록 돕는 비용 효율적인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에 대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연구는 20대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의 결과를 통증환자에게 일반화하기 어려우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통증환자 집단을 대상으로 표현적 글쓰기의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통증은 환경이나 개인의 특성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받을 수 있는 심리적인 경험이다. 이에 표현적 글쓰기와 정서 및 통증경험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더 큰 표본을 사용한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둘째, 이 연구는 사전 통증경험과 사후 통증경험 모두 냉압과제를 사용했다. 동일한 통증자극을 사용했기 때문에 다른 유형의 통증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후속 연구는 다른 유형의 통증에 걸친 효과의 일반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상이한 통증 유발 자극을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42]. 셋째, 이 연구에는 참여자들이 작성한 글의 단어 분석이 포함되지 않았다. 표현적 글쓰기의 언어적 특성은 참여자의 정서처리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표현적 글쓰기의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데 도움될 것이다[49]. 향후 연구에서는 정서단어 분석을 통해 표현적 글쓰기의 언어적 특성을 비교하고, 언어적 내용이 주요 변인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넷째, 본 연구의 1인칭 표현적 글쓰기 개입은 자기 거리두기 수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에 탈중심화에 기반한 3인칭 글쓰기 개입의 필요성이 제안됐다. Fuentes 등이 1인칭 대명사와 3인칭 대명사를 사용한 표현적 글쓰기의 정서에 대한 효과를 비교 조사했으나 자기 거리두기의 직접적인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제한점이 있었다[20].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3인칭 대명사를 사용한 표현적 글쓰기의 잠재적인 메커니즘으로서 자기 거리두기를 측정할 필요성이 제안된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독립적인 개입으로서 표현적 글쓰기가 가지는 정서적 이점을 확인했다. 특히 표현적 글쓰기가 정서억제를 사용하는 개인의 정서 관리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개입이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통증이 정서와 밀접하게 관련되는 주관적 경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서억제 특성을 가진 통증환자를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표현적 글쓰기를 활용함으로써 정서적, 신체적 개선에 긍정적 효과를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This article is a revision of the first author’s master’s thesis from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

Funding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Science and ICT (MSIT) and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2019R1F1A1058932).

Fig. 1.
Interaction effect of negative affect.
kjsr-2022-30-3-129f1.jpg
Fig. 2.
Interaction effect of state anxiety.
kjsr-2022-30-3-129f2.jpg
Table 1.
Demographic characteristics and pre-questionnaire responses of the two groups
Variable Total (n=40) Expressive writing group (n=20) Control group (n=20) χ2 or t p

n (%) or Mean (SD)
Gender
 Women 24 (60) 11 (55) 13 (65) 0.42 .52
Age (year) 20.80 (2.43) 20.35 (2.48) 21.25 (2.36) 7.83 .35
Emotion suppression 21.78 (2.02) 21.75 (2.22) 21.80 (1.85) −0.08 .93
Pain catastrophizing 18.63 (10.49) 19.00 (8.84) 18.25 (12.13) 0.22 .82
State anxiety 38.93 (6.52) 38.85 (6.42) 39.00 (6.79) −0.07 .94
Self-distancing 3.80 (1.39) 3.98 (1.33) 3.63 (1.46) 0.79 .43
Negative affect 22.20 (7.37) 23.00 (7.57) 21.40 (7.26) 0.68 .50
Positive affect 15.73 (6.03) 15.35 (6.50) 16.10 (5.67) −0.39 .70

SD: standard deviation, χ2: chi-squared test, t: independent sample t-test.

Table 2.
Means and standard deviations of emotion
Variable Expressive writing group (n=20)
Control group (n=20)
Pre-assessment Post-assessment Pre-assessment Post-assessment

Mean (SD)
Negative affect 23.00 (7.57) 18.70 (7.33) 21.40 (7.26) 22.30 (7.11)
State anxiety 38.85 (6.41) 33.65 (6.46) 39.00 (6.78) 39.85 (7.46)

SD: standard deviation.

Figure &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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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ffects of Expressive Writing through Self-Distancing on Emotion and Pain Outcomes in Individuals Who Use Emotional Suppression
        STRESS. 2022;30(3):129-138.   Published online September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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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ffects of Expressive Writing through Self-Distancing on Emotion and Pain Outcomes in Individuals Who Use Emotional Sup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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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 1. Interaction effect of negative affect.
      Fig. 2. Interaction effect of state anxiety.
      Effects of Expressive Writing through Self-Distancing on Emotion and Pain Outcomes in Individuals Who Use Emotional Suppression
      Variable Total (n=40) Expressive writing group (n=20) Control group (n=20) χ2 or t p

      n (%) or Mean (SD)
      Gender
       Women 24 (60) 11 (55) 13 (65) 0.42 .52
      Age (year) 20.80 (2.43) 20.35 (2.48) 21.25 (2.36) 7.83 .35
      Emotion suppression 21.78 (2.02) 21.75 (2.22) 21.80 (1.85) −0.08 .93
      Pain catastrophizing 18.63 (10.49) 19.00 (8.84) 18.25 (12.13) 0.22 .82
      State anxiety 38.93 (6.52) 38.85 (6.42) 39.00 (6.79) −0.07 .94
      Self-distancing 3.80 (1.39) 3.98 (1.33) 3.63 (1.46) 0.79 .43
      Negative affect 22.20 (7.37) 23.00 (7.57) 21.40 (7.26) 0.68 .50
      Positive affect 15.73 (6.03) 15.35 (6.50) 16.10 (5.67) −0.39 .70
      Variable Expressive writing group (n=20)
      Control group (n=20)
      Pre-assessment Post-assessment Pre-assessment Post-assessment

      Mean (SD)
      Negative affect 23.00 (7.57) 18.70 (7.33) 21.40 (7.26) 22.30 (7.11)
      State anxiety 38.85 (6.41) 33.65 (6.46) 39.00 (6.78) 39.85 (7.46)
      Table 1. Demographic characteristics and pre-questionnaire responses of the two groups

      SD: standard deviation, χ2: chi-squared test, t: independent sample t-test.

      Table 2. Means and standard deviations of emotion

      SD: standard deviation.


      STRESS : S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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